[쿠니카게] 나비
나는 네가 괴로워했으면 좋겠어. 그 때까지 별 느낌은 없었다. 아니,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경기 도중 카게야마가 어색한 얼굴로 손을 높게 들어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했을 때에도 다소 놀라기는 했지만, 어떠한 단어로 굳어질 수 있을만한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러나, 코트 위에서 카게야마가 환히 웃는 모습을 봤을 때에는 가슴 한가운데에서 나비가 느리지만 힘 있게 쿵, 날갯짓을 했다. 익숙하지 않은 기분에 속이 울렁거리기까지 했다. 나와 팀메이트였던 3년간 카게야마가 그렇게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카게야마가 전혀 웃지 않는 인간이란 말은 아니었다. 녀석은 감정 없는 인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령 킨다이치가 바보 같은 행동을 한다거나하는, 웃을만한 일이 있으면 웃었다. 하지만 적어도 나와 함께..
하이큐
2016. 9. 15. 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