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키쿠 샌드] 겨울 꽃
유곽 마을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세계는 어항 속이나 다름없다. 놓여진 선택지는 대개 다른 사창가나 가게로 팔려가거나, 가업을 물려받거나 하는 둘 중 하나였다. 이따금 아이를 큰 도시나 다른 마을로 보내어 키우는 이들도 있었지만 극히 일부였다. 불행하게도, 카게야마는 운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어미는 몸을 파는 유녀였으며 아비는 기둥서방이었다. 젊은 시절엔 수려한 용모로 인기깨나 끌었다는 어미는 세월과 고단한 삶에 아름다움이 바랬고, 가게에서도 쫓겨났다. 집 옆에 붙어있는 창고를 개조해 만든 허름한 방이 그녀가 몸을 파는 가게였다. 아비는 어떠냐 하면, 날건달이 따로 없었다. 아내가 돈을 벌어오는 족족 노름판을 기웃거렸는데, 잘 되는 날에는 기분이 좋다며 술을 마셨고, 풀리지 않는 날에는 액땜을 해야 한다며..
하이큐
2016. 12. 21. 21:06